직장인이라면 한두 번은 목디스크나 거북목 증상을 겪어봤을 것입니다.
특히 저처럼 제안서 작업을 하는 업종에 있는 분들은 더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제안서 작업을 하는 주간이면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게 됩니다. 최소 8시간에서 야근 포함 12시간도 모니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목이 모니터 쪽을 향해 쭈욱 앞으로 나와 있게 됩니다.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일을 하다 보면 또 거북목이 되어버립니다.
이런 것이 반복되어 쌓이면 어느 날 갑자기 목디스크가 생깁니다. 그때는 정말 마우스 하나 움직일 수 없습니다.
저는 목디스크를 두 번 겪었습니다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전기가 오듯 찌릿찌릿했습니다.
처음엔 일시적인 피로라고 생각했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회사 근처 대형 정형외과 두 곳을 찾아갔습니다. 진찰도 받고, 엑스레이도 찍고, 도수치료까지 해봤습니다.
소용이 없었습니다.
겨우겨우 치료를 마친 후에야 깨달았습니다. 통증을 유발한 건 다른 게 아니었습니다. 하루 종일 거북목으로 모니터 앞에 앉아 있던 제 자세였습니다.
의식적으로 노력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치료 후에는 의식적으로 자세를 잡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일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목이 앞으로 쭉 나와 있습니다. 내가 언제 이렇게 됐지 싶을 때쯤엔 이미 한 시간이 넘게 거북목으로 앉아 있는 겁니다.
의지만으로는 안 됩니다. 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저는 듀얼 모니터를 씁니다. 기본 노트북 화면과 27인치 외장 모니터입니다. 목디스크를 겪은 후에 모니터를 세로로 돌려보기도 했습니다. 눈높이를 맞춰보려고 책도 쌓아보고 받침대도 써봤습니다. 잘 적응이 안 됐습니다. 그래서 모니터 암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모니터 스탠드가 거북목을 만드는 이유
27인치 모니터를 별도로 구매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모니터에 기본으로 포함된 스탠드를 그대로 썼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책상 위에 스탠드를 올려놓으면 화면 중심이 눈높이보다 한참 아래에 위치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일반적인 모니터 스탠드는 상하 각도 조절(틸트)이나 좌우 회전(스위블)은 되지만, 정작 중요한 높낮이(엘리베이션) 조절 범위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책을 쌓아보고 받침대도 써봤지만 미세 조절이 안 돼서 결국 눈의 피로도만 높아졌습니다.
고개가 앞으로 15도 숙여질 때마다 경추에 가해지는 하중이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서너 시간 이 자세가 유지되면 목덜미 근육이 굳고 디스크 수핵에 강한 압박이 생깁니다.
저도 이 단계를 다 거쳐봤습니다. 그래서 모니터 암으로 넘어온 겁니다.
모니터 암으로 바꾸고 달라진 것
아래 사진이 지금 제가 실제로 사용하는 책상 세팅입니다.
가스스프링 모니터 암에 27인치 모니터를 얹었습니다. 스탠드가 사라지면서 책상 공간이 확 넓어졌습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안쪽으로 밀어 넣고 서류를 펼쳐 볼 공간이 생겼습니다.
가스스프링이 내장돼 있어 힘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높낮이, 앞뒤 거리, 각도를 밀리미터 단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등을 의자 등받이에 기대고 허리를 편 상태에서 눈높이가 모니터 상단 3분의 1 지점에 오도록 세팅했습니다.
고개를 숙이거나 화면을 보기 위해 몸을 앞으로 내밀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목과 어깨에 가해지던 긴장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모니터 암 고를 때 확인해야 할 세 가지
잘못 고르면 모니터가 아래로 처지거나 책상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구매 전 반드시 확인하세요.
① 베사홀(VESA Hole) 규격 확인
모니터 뒷면에 나사 구멍 배열이 있어야 합니다. 보통 75x75mm 또는 100x100mm 표준 규격입니다. 슬림형이나 커브드 모니터는 별도 확장 브래킷이 필요할 수 있으니 먼저 확인하세요.
② 지지 하중 확인
모니터 암마다 버틸 수 있는 무게 범위가 있습니다. 스탠드를 제외한 순수 패널 무게가 그 범위 안에 있어야 합니다. 범위를 초과하면 암이 서서히 아래로 처집니다. 27인치 이상 모니터라면 특히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③ 책상 클램프 호환성 확인
대부분의 모니터 암은 책상 가장자리에 집게 형태로 고정합니다. 책상 상판 두께가 클램프 허용 범위 안인지 확인하세요. 유리 상판이나 MDF 소재라면 보강판을 반드시 덧대야 합니다.
자세는 의지가 아니라 환경이 바꿉니다
목디스크를 두 번 겪고 나서 배운 것이 있습니다.
자세를 바르게 하려는 의지는 일에 집중하는 순간 사라집니다. 환경이 바뀌어야 자세가 바뀝니다.
모니터 암은 그 환경을 바꿔주는 도구입니다.
비싼 치료비를 반복해서 쓰기 전에, 먼저 모니터 높이부터 바꿔보십시오.
저는 지금 허리를 펴고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장시간 작업하는 IT 직장인의 또 다른 필수 아이템이 궁금하다면. 책 위에 케이블 하나가 이렇게 거슬릴 줄 몰랐습니다.

